논길가에 버려져있는 스티로폼 조각을 치우니 밑에 녀석이 있었다.

날개 한 쪽이 떨어져 나갔길래 처음엔 시체인 줄 알았다.
헌데 건드리니까 움직이더라...

어쩌다가 한 쪽 날개가 저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뜯긴 흔적으로 보아하니 포유류나 새의 소행 같은데...
녀석에겐 안 되었지만,배 부분의 색깔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위치와 햇빛의 각도 등에 따라 광택 색깔이 변하는데...초록색으로도 보이고,파란색으로도 보이고.
사진 한 장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오묘한 빛깔이다.
정말 아름다운 곤충이다...

이대로 두면 곧 죽겠다는 생각을 했고,또 아름다운 길앞잡이에 대한 욕심도 났기에 녀석을 잡았다.

날개가 불구가 되었음에도 폴짝 뛰어 날아가려다가 실패하고 나머지 한 쪽 날개를 접지 못한 채 있는 녀석의 모습.

버스 안에서 졸다가 그만 녀석이 든 통을 떨어뜨려버렸다.
그 결과로 길앞잡이의 머리가 깨녔고,녀석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다가 점점 죽어갔다...
죄책감이 많이 든다...녀석에게 정말 미안하다. 내가 졸지만 않았더라면,아니 내게 잡히지만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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