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내 방으로 돌아와보니 유리병 속의 바퀴 세 마리가 모두 뻗어있었다...죽은 듯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사육통이 없어서 하숙집에서 잡은 바퀴들을 모두 임시로 유리병에 가두어두었는데,병뚜껑에 구멍을 뚫지 못한 채로 그냥 뚜껑을 닫아놓아 공기가 드나들지 못해서 질식한 것으로 추측되었다.
여튼 '내일 치워야지...'하는 생각에 병 뚜껑을 열어둔 채로 문 밖에 내놓고 잠이 들었는데,다음날 아침에 보니 집바퀴 암컷 한 마리만 남고 다 도망가버렸다.
'이럴 수가...!!!'
놀랬고,아쉬웠다.
숨이 막혀 죽은 줄 알았는데,밤새 기력을 회복하여 탈출했다니...!
중학생 때 바지 주머니 안에 톱사슴벌레를 장시간 넣어두어 녀석이 질식했는지 못 움직이게 된 때가 문득 생각났다.
그 톱사,결국 회복되는 걸 보지 못했는데...어제처럼 밤새 놓아두었다면 무사할 수 있었을까?

역시 바퀴의 생명력은 정말 끈질기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 하루였다.
먹바퀴로 추정되는 적갈색 바퀴 애벌레가 날개돋이하는 걸 결국 보지 못한 게 한이로구나...
얘들아,돌아와~

(하숙집에 바퀴 덫이라도 놔 볼까...?)

뒷이야기:
적갈색 바퀴 종령애벌레를 다시 잡았다...같은 개체인지는 모르겠지만.
또 어린 애벌레를 한마리 잡았다.
무엇보다 기쁜 사실은...탈출하지 않고 남아있던 집바퀴 암컷이 알집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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