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한겨울...어젯밤 자정 무렵,

아가들에게 밀웜을 먹이려고 다가가 보니 뽀야는 여느 때처럼 화장실에 들어가 몸을 말고 있었다.

또 자고 있구나...생각하고 깨우려는데,움직임이 없다.

끄집어 내 보니 몸이 차갑게 굳었다.

헉...

뽀야가 죽었구나. 순간 나는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1년도 못 채우고 하늘로 갔구나...요새 복무때문에 햄스터볼도 거의 못 태워줬는데 살아있을 때 더 잘해줄걸...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한편으로는 햄스터 용품이 한가득인데 이걸 다 처분해야하나 생각도 들었다.

여튼 시간은 자정. 내일도 출근을 해야 하고,나는 뽀야의 죽음이 실감이 가지 않아서 바로 땅에 묻고 싶지 않아서 일단 차갑게 굳은 햄스터를 도로 집 안에 넣어놓고,이불로 덮어주었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그런데...

새벽에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영락없이 들려오는 철장 갉갉갉 소리와 쳇바퀴 돌리는 소리.

아침에 일어나보니 뽀야가 살아있었다!! 언제 차갑게 굳었냐는듯 빨빨빨 돌아다니고 밥을 달라고 하고 있었다.


그럼 어젯밤에 화장실 안에서 차갑게 굳어있던 뽀야의 몸은 대체 뭐였을까...

초등학생 때 정글리안을 길렀을 때,엄마 때문에 찬바람이 부는 베란다에 내놓아서 햄스터들이 전부 동면에 들어 몸이 딱딱하게 굳었던 경험이 있다.

허나 뽀야는 골든햄스터다...추운 러시아 출신인 정글리안과 달리 시리아라는 중동 국가에서 온 골든햄스터도 차가운 날씨가 되면 동면을 할지 모르겠지만,나는 골댕이가 동면을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

뽀야는 추워서 화장실에서 그대로 동면에 들어갔던걸까...

요즘 햄스터 이불에 구멍도 뚫어놓고 그 안으로 들어가서 포치마냥 쓰더니만. 화장실에다 톱밥도 긁어모아놓길래 다 비웠더니...

정말 동면이었을까,아직도 난 믿겨지지가 않는다. 마치 뽀야가 죽었다 살아난 마냥...

어쨋든 차갑게 굳어버린 뽀야를 바로 땅에 묻지 않고 이불로 덮어놓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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