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물이 얼기 시작하고 손을 물에 넣으면 손시린 초겨울.
버섯농장에 버섯을 사러 갔다가 공장 앞에 있는 시멘트 구조물로 포장한 농수로에 조개들이 살고 있는 걸 우연히 보게 되었다.
찬 겨울에 물에 손을 담그는 일은 손이 매우 시리지만...관찰해보았다.
그 수로의 모습.
양서류를 위한 통로처럼 보이는 경사로도 있는 시멘트 수로였다.
수로 바닥에는 진흙이 깔려있고,그 위에 조개들이 몸을 반쯤 파묻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조개가 기어다닌 자국들도 다 보였다...
이날 수로에서 본 모든 조개들.
어항에 넣어 기르면 그리도 잘 죽는 기르기가 까다로운 조개가,이런 인공적인 시멘트 구조물 속 환경에 이렇게나 많이 살고 있을 줄이야...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왕우렁이들이 가장 많았다.
수족관에서 애플 스네일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는 왕우렁이...
이날 관찰할 때 왕우렁이는 많은 수가 죽고 빈 껍질만 남아있었으며,살아있는 녀석들은 거의 대부분 작은 유패였다.
왕우렁이를 빼고 두 종류의 조개가 있었는데,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대칭이를 닮은 크고 둥근 조개와 작고 길쭉하고,껍질이 울퉁불퉁한 조개 두 종이 있다.
동정을 받아 보니 큰 조개는 펄조개,작고 울퉁불퉁한 조개는 어린 말조개라고 하더라.
펄조개.
말조개.
말조개는 어릴 땐 이렇게 조개껍질이 울퉁불퉁하다가 커지면서 매끈해진다고 하는데,이 수로에 살고 있는 말조개들은 전부 껍질이 울퉁불퉁하고 크기도 작은 유패들이었다.
큰 조개는 없는걸까...?
말조개와 펄조개 유패의 비교.
유패만 있던 말조개와 달리 펄조개는 이 두 마리만 어린 조개였고 나머지는 제법 커서 가장 커다란 녀석이 손바닥을 거의 다 차지할 정도였다.
조개와 왕우렁이들 외에는 커다란 말거머리의 시체가 하나 있었고,조개를 찾다보니 물자라들의 시체도 많이 발견되었다.
또 날렵하게 생긴 뭔가가 흙 속을 파고들어가길래 재빨리 잡아보니 무늬하루살이 애벌레였다.
물자라와 하루살이들을 비롯한 물살이 곤충들도 이 시멘트 농수로에 살고 있나보다.